책소개
이 책에서 러시아에서 북방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는 유럽과 러시아, 몽골, 중국, 중앙아시아의 최신 고고학 자료를 바탕으로 이 문제에 색다른 해법을 제시한다. ‘4대 문명’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사의 발전을 이끌었던 초원에 ‘제5의 문명’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저자는 지난 수천 년간 왜곡...
북방 고고학자인 작가 강인욱은 여태껏 우리네가 감추고 싶어 하던 역사적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조명한다. 그는 한민족 북방기원설에 반증하는 차원에서 북방지역의 고고학적 증거들을 제시하며 초원 문명에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선사했다. 먼저 1부에서는 인류 발전의 근본적 원인을, 2부에서는 북방 초원 민족의 발자취를, 3부에서는 북방 문화유적과 유물의 근원과 흔적을, 4부에서는 초원을 탐내던 고구려의 역사 전반을, 마지막 5부에서는 한국과 북방 초원의 상호 연관성을 다루고 있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초원 민족들이 궁극적 역사 제공자이자 발전 촉매자임을 뚜렷하게 전달하며 그들은 결코 왜곡되어선 안 될 우리 역사의 일익임을 강조한다.
1부 시베리아의 전차, 4대 문명을 깨우다
첫 장의 주요적인 키워드는 말이었다. 말이 단순한 먹거리에서 운송수단으로 그 역할이 바뀌게 된 것이다. 말이 운송수단으로 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은 바로 재갈이다. 이렇게 말이 사람의 역사에 점점 들어오게 되면서 말과 관련된 도구가 발전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고대 문명을 변화시킬 정도로 그 뒤흔듦은 매우 영향이 컸다.
특히 전쟁에 전차를 이용해 전투를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 이집트와 히타이트의 전쟁, 카데시 전투를 가장 좋은 예시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차를 강력한 무기로 개량한 히타이트는, 당시 최강국이었던 이집트와 대등하게 겨룰 정도로 군사력이 대단하였다.
이 전차가 동쪽으로, 중국에까지 전해진 계기는 당시 상나라는 북방에서 그들을 괴롭히던 민족으로 귀방(초원의 오랑캐)라고 불렀는데, 강력한 청동무기와 전차로 무장한 귀방은 당시 상나라에서는 상당한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상나라 사람들은 초원의 발달된 무기와 전차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유라시아의 교류가 초원을 중심으로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전개될 수 있었던 핵심은 말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인간 역사에서 말이 없었다면? 혹은 말을 이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말을 잘 길들인 것은 정말 ‘신의 한수’였다.
그것도 그렇게 빨리. 말을 운송 수단으로 바꾼 재갈, 안장, 등자 이 세 가지 도구의 발명이 주요했다. 특히 재갈은 말의 입에 물려 고통을 줌으로써 말을 부릴 수 있게 하는 도구이다.
재갈은 기원전 3000년경 등장했다고 하는데 말의 어금니를 빼거나 갈아 그 사이에 물려야 한다. 처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나 싶다.
안장과 등자는 말에 탈 때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발명 했다고 하지만 재갈은 그와는 조금 다른 발명인 것 같다.
야생의 말을 인간의 뜻대로 통제할 수 있게 한 것에 나는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서 말하는 세 개의 물결에 버금가는 중요성을 띄는 혁명적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부림으로써 인간의 이동범위가 몇 배나 증가 했고 이는 바퀴의 발명, 자동차의 발명, 비행기의 발명만큼이나 인간 역사의 진보에 큰 기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