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사 편집장인 ‘나’가 미친 사람 행세를 하는 소설가 박준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박준의 진술공포증의 원인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는 잡지 수록을 거절당한 박준의 소설 두 편과 미발표된 소설 한 편을 읽게 되고, 이를 통해 박준의 의식과 소설관을 이해하게 된다. 박준을 미치게 하는 현실의 억압이 무엇인가를 살피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박준을 이해하게 된다. 결국 ‘나’는 작가나 편집인에게 현실은 진실한 자기 진술을 억압하는 것으로 작동할 수 있지만, 작가는 정직한 자기 진술을 멈출수 없다는 인식에 도달한다. 이후 ‘나’는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박준을 찾아가지만, 박준은 이미 정신 병원을 떠난 후 였다.
우리는 왜 남들에게 '비밀이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하지 마.'라고 하며 스스로의 비밀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한 번이라도 가까운 지인에게 스스로의 비밀을 드러낸 사람들은 나에 대한 의견에 동의할 것 같다. 비밀을 드러냄으로써 그 사람과 조금 더 긴밀한 사이가 되고 싶은 내적 동기가 작용한 것이라고. 하지만 비밀이 아닌 자기 고백적 진술이라면 어떻게 될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설에서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만큼 크다는 것을 알고도 말하지 못해서 병이 난 신하만큼은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타인에게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작가 이청준은 1965년 등단한 이후 40년 이상 진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써왔다. 그의 소설은 문장 하나하나가 무게감을 가지고 있어 여러 번 읽어야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는데, 『소문의 벽』 역시 그러한 특유의 메시지를 지닌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1년 『문학과 지성』 여름호에 발간되었고, 1972년 『소문의 벽』이라는 이름으로 단행본이 나왔다. 이 소설의 인물과 서사는 어떠한지 알아보자.
『소문의 벽』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잡지사에서 편집장 일을 하는 ‘나’는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를 느끼며 몇 달 동안 퇴근하면 술집으로 향했다. 그날도 마찬가지로 술을 마시고 12시가 거의 다 된 시간쯤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그는 다짜고짜 자신을 숨겨달라며 애걸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손에 땀을 쥐고 읽었다. 박준은 대체 어떤 사람인걸까 안형은 왜 박준의 소설을 싣지 않았을까 의사는 박준에 대해 왜 그런 말을 할까 뒤에 당시 시대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떤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며 읽었다. 하지만 내가 읽으면서 생각했던 방향과 소설이 전개되는 방향이 달라서인지 내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1. ‘전짓불’의 상징적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이 소설에서의 전짓불은 두려움을 피상적으로 표현한 도구인 것 같다. 본문의 내용 중에서 “누구나 자신의 전짓불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전짓불은 이쪽에서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그리고 진술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더욱더 두렵고 공포스럽게 빛을 쏘아대게 마련이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구절로 보면 필자가 앞서 말한 이 두려움은 각 개인에게 내재된 두려움을 뜻하며 이는 그 두려움의 정도나 개인의 극복 의지 차이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주제 1. 1970년대의 한국 상황과 지식인의 의무라는 관점에서 이 작품을 해석해보자.
70년대 당시 한국 사회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 하에서 무척 혼란스럽고 억압되어 있는 분위기였다.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 정치 활동이 제약됨에 따라 학교, 언론, 종교 등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지만, 모두 강압적으로 진압되어 버리는 시기였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했고, 오히려 사회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탄압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러한 시대상황 속에서 지식인들의 의무란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세상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앞장서서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품 속의 박준은 작가라는 신분상,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고 거짓이 없는 ‘진술’을 계속해나가야 한다는 의무를 가지고 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주요내용(사건)
잡지사 편집장인 ‘나’는 어느 날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는 한 사내를 만난다. 그는 병원에서 도망친 환자 박준이며, 진술거부증에 걸려있었다. 그를 다시 병원으로 돌려보낸 ‘나’는 그가 썼던 소설들을 찾아 읽는 과정을 통해 그의 병적 증세의 원인 에 대해 알아내지만, 담당 의사 김 박사는 자신의 방법을 포기하지 않고 끝내 극단적인 치료 방법을 택한다. 이로 인해 다시 병원에서 도망친 박준에 대해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특징
외형적 주인공인 ‘나’가 관찰자가 되어, 내적 주인공인 소설가 박준의 병적증상의 원인을 그의 미발표 소설을 통해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추리소설식 액자소설이다.
독후감
정신이상자란 신경계 등 신체에 이상이 생겨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우리는 종종 기본적인 상식이나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게 행동하는 사람 역시 정신이 나갔다고 말한다.
♥ 박준의 소설「괴상한 버릇」에 대해 논의해 보자.(주인공의 특이한 버릇과 그 동기에 대해 공감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등) 또 안형이 이 소설을 잡지에 실어주지 않은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동의하는가, 비판하는가 등)
괴상한 버릇에 공감은 간다. 모든 사람이 내면의 감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것의 예일 뿐이다. 또한 안형이 소설잡지에 실어주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편집자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판단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박준의 소설이 소설 잡지에 실려 지려면, 위와 같은 내용을 고려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박준이 소설 「벌거벗은 사장님」을 통해 말하고 싶어 했던 것은 무엇일까. 또 신문사에서 연재가 중단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떠한 진실을 알 고 있어도 주변의 간섭이나 이목 때문에 말할 수 없는 형태를 말해주려고 했던 것 같다.
1.들어가며
<소문의 벽>은 작가 이청준이 1971년 발표한 중편 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한국 전쟁이 일어났을 때의 트라우마에 비유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비유나 주제나 모두 놓질 수가 없는 내용이다. 이 작품이 발표된 1971년이라는 시대는 우리나라에서 서슬 시퍼런 군사정권이 기세등등하게 위세를 떨칠 무렵이었다. 단순히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나 작가의 고충을 모르고 몰개성한 내용만을 요구하는 독자, 편집인들의 행동을 풍자한 그런 간단한 내용이 아니다. 당시 시대를 생각해 보면 작가에게까지 검열과 통제를 요구했던 독재 시대에 대한 희미한 풍자라고도 확대해서 분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군과 국군, 두 가지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대답을 요구받았던 극단적인 상황은 단순히 작가가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한 고찰뿐만 아니라 ‘박준’이라는 작가가 왜 그렇게 광기가 필요한 입장이 되었는지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작가인 이청준의 작품 활동 초반의 작품들을 보면 주로 한국전쟁과 관련된 소설들이다. 그 대표작중 하나가 소문의 벽이다. 이 작품은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한 작품으로 많은 공감을 얻게 된다. 이 소설은 소설을 통해 자기의 목소리를 내던 작가가 자기진술을 거부하며 겪는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화자가 박준을 처음 만난 10년 전을 회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후 박준의 만남부터 박준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박준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소설에서 화자는 박준이 미쳐가는 이유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6ㆍ25시절 한 사내가 박준이 자고 있던 중 쳐들어와 밝은 전짓불을 얼굴에 비추며 진술을 강요한 순간부터 전짓불을 두려워한다. 이후 박준은 전짓불에 대한 강한 공포심을 갖게 된다. 이 상황을 통해 소설에서 전짓불은 진술을 강요하는 존재로써의 의미를 갖게 된다. 현실에서 ‘전짓불’은 박준에게 여러 형태로 보여진다. 주변의 불을 끈 후 박준에게 진술을 강요하는 김 박사는 박준에게 또 다른 형태의 ‘전짓불’로 여겨졌을 것이다. 또 소설 속에서의 ‘소문’역시 ‘전짓불’로써의 역할을 하게 되는데 잡지사에서 소설연재를 거부하며 떠도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