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쾌한 이야기꾼 김영하의 장편소설!지금 세대를 대표하는 소설가 김영하의 『아랑은 왜』. 16세기 명종 시절부터 전해내려오는 <아랑 전설>을, 우리가 살아숨쉬는 21세기로 불러들인 장편소설이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랑이 원한을 풀기까지를 담아낸 <아랑 전설>을, 소설가 박을 등장시켜 현대적...
아랑은 왜?는 근래의 가장 독특한 소설입니다. 아랑에 얽힌 이야기를 국둔전에 얽힌 추리소설로 풀어낸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한 권선징악 이야기가 현대의 개성적인 소설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세 개로 구성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소설에서 흥미로운 구성은 이해하기 가장 어렵기도 합니다. 소설은 이야기들을 멋지게 엮어 모두가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입니다. 크게 영주와 박의 이야기, 그리고 영주와 박의 이야기를 아랑전설로 통하기 위해 만든 인물이 나오는 3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부분인 아랑전설을 설명하는 인물과 박을 만든 인물은 어디까지 작가의 분신인 필자이고, 별개의 인물인지 난해합니다. 작품 외부에 존재하는 서술자는 독자와 소통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안의 극을 준비하는 서술자는 소설의 인물들과 소통하기 위함인 듯 같기도 합니다. 이 필자는 극 중 극의 의도들과 배경을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그래서 소설의 서술자는 인물의 심리를 노출하는 현대적으로 각색된 아랑전설의 서술자 역할에 정당성을 할당하고 있습니다.
한 여인의 원한이 새로 부임한 부사들을 모두 죽게 만들고, 지혜로운 부사에 의해 그녀의 원한이 풀리면서 모든 게 평화롭게 원위치로 돌아온다는 구조의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 혹은 민담에서 많이 듣고 봤다. 전설 ‘아랑’은 바로 위의 구조와 거의 흡사하다. 한 고을의 아랑이라는 여자가 사라지고, 남은 아버지는 고을을 떠나거나 죽고, 새로 부임하는 사또는 줄줄이 죽고,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또가 여인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어주고, 범인을 밝혀 그녀의 혼을 달래주는 구조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작품의 구조면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식상하기까지 했다.
장화홍련에서 장화와 홍련의 억울한 죽음을 새로 부임한 부사가 알아차리고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구조도 아랑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이렇듯 전설 아랑이야기에서는 묘사의 차이점을 제외하고는 아랑이야기 1과 2가 거의 흡사하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