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대학살] 발제문
- 최초 등록일
- 2020.03.04
- 최종 저작일
-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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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전공: 인문대
과목: 사:시대와 정신
학점: A+
소개: 조별토론에서 사용되었던 발제문입니다. 당시에 다른 학우들보다 발제문을 월등하게 잘 적어서 교수님께 칭찬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목차
1. 구체제의 농민들과 부르주아의 노동자들, 그들의 삶의 배경 이해하기
2. 비참한 삶 속에 싹트는 저항 정신, 민화와 희극으로 ‘헤쳐 모여’
3. 하류로부터 상류로 솟는, 잊혀진 역사를 위한 변명
본문내용
까막눈 농군들의 입을 타고 전해 내렸던 민담들, 그리고 파리의 평범한 인쇄소에서 일어난, 한 편의 광대극과도 같은 고양이 학살 사건, 이러한 이야기들이 역사가에게는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수천 년의 시간, 그 속에 뿌리를 내렸다가도 곧 시들어가는 수많은 사회들과 그 ‘중심’에 서서 전체를 이끌어가는 이들에 대해 끝없는 사료들을 책상에 쌓아둔 역사가에게 앞의 시시콜콜한 일상사들은 어쩌면 어느 구석기인이 바위에 새겼다는 문양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20세기 초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근대 서구 정신을 그대로 반영한 실증주의 사관에서는 오직 그 보편성과 신뢰성을 공인 받는 사료만이 역사 탐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즉, 농부들의 거친 입들 사이를 떠돌았던 이야기들이나, 인쇄공들이 앳된 고양이들을 모조리 죽이고는 천치들처럼 환호하는 사건 따위에 역사가들은 흥미를 갖지 않았다. 탐구의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대부분 말 그대로 남겨지기 위해 남겨진 자료, 즉 역사 기록의 의도를 갖고 작성된 글들이었고, 그러한 의도를 행할 수 있는 주체는 근대까지만 해도 주로 문자와 인쇄술을 독점한 사회의 지배층이었다. 따라서 당시의 역사가들이 볼 수 있었던 역사의 범위는 오로지 상류 사회의 단편, 조금 더 넓게 말하자면 특권층이 지배하는 사회까지였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역사가들에게 머리는 몸의 모든 부분이자 몸의 모든 움직임과도 같았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역사에 대한 이러한 근대적 견해가 참으로 타당한 것인지 조금씩 의문을 갖게 만드는 광경들을 우리들의 머리 속에 강렬히 인화하고 있다. 멀리서 예를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작년 암담한 겨울의 광화문을 밝히기 시작한 촛불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이 권력을 응징하는 과정과 새로운 정치 대안을 모색하는 모습을 한 장면 한 장면 한국 역사의 새로운 장(章) 위에 선명히 비춰주었다.
참고 자료
김진환, ‘프랑스 혁명 이전의 프랑스 사회상: 신분과 사회적 관계’, 2002
H. Bergson, Evolution créatrice, 1907
로버트 단턴, ‘고양이 대학살’, 문학과 지성사, 조한욱 역,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