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하순 무렵. 옛날에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대상들이 혜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은 단군신화에서 곰과 호랑이가 동굴에서 사이좋게 지내며 먹던 쑥과 마늘이었다. 쑥과 마늘의 정체가 풀리자 단군신화의 전체 내용들은 하나하나 기지개를 펴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축제가 끝나고 한 곳에 마구 버려진 풍선들이 일제히 하늘로 날아오르듯이. 이 책은 이렇게 해서 완성될 수 있었다.
주몽신화를 해석한 책 속에서 신화는 고대인들이 곡식의 파종시기와 수확시기 등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활용했던 별 혹은 별자리들을 담아놓는 바구니라고 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도 이러한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한다.
단군신화를 해석하는 것은 주몽신화보다 쉬울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분량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군신화에 담겨 있는 신화적 상징성은 쉽게 빗장을 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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