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당신은 진정 부모를 감당할 수 있는가
-맹목적 효도보다 합리적 공존을 모색하라-
부모를 버리라니. 낳아 주고 길러 주신 부모에게 효도는 못 할망정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그러나 올해 65세인 지은이는 진지하다. 코앞에 닥친 위험을 직시하라며 오히려 엄하게 다그친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 10건 중 1건은 이른바 ‘간병 살인’이다. 오랜 세월 노부모를 간병하다 정신적 · 신체적 ·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결국 동반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적어도 일본에서는 그리 놀랍지 않은 뉴스가 되었다.
지은이는 고령화 사회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사회복지 차원의 문제는 굳이 거론하지 않는다. 그가 독하게 마음먹고 꺼내 든 이야기는 다름 아닌, 유교적 관념에 사로잡혀 무리하게 이어지고 있는 부모 자식 간의 그 끈끈한 관계에 대한 것이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저성장 시대, 당신은 진정 부모와 자식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
지은이는 부모도 자식도 각자 독립적인 개인으로 살아가길 권한다. 서로에 대한 의무감이나 기대는 접고 이제 그만 서로를 놓아주라고 말한다. 부모에 대한 효도를 포기하고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자녀를 세상으로 내모는 일은 분명 이를 악물어야 하는 고통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더더욱 서둘러야 한다. 부모든 자녀든 일찌감치 독립하여 각자의 살길을 모색하는 것만이 고령화 시대에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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