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덕감각은 타고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세계적인 심리학자 폴 블룸, 아기에게 선악을 묻다!
아기들의 행동을 통해 밝혀낸 선악의 진화심리학
인간 도덕성의 패러다임을 바꾼 파격적인 책!
“도덕성, 공감, 그리고 공정에 관한 이론과 실재를 이처럼 치밀하게 엮어주는 책은 일찍이 없었다.”_(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인간은 선한 존재일까, 악한 존재일까? 이 질문은 마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예일대학교의 폴 블룸 교수는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흥미로운 여정을 떠난다. 그의 목적지는 바로 아기의 마음속이다.
"아기는 과연 선할까?" 블룸 교수는 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며, 아기의 행동 속에 숨겨진 인간 도덕성의 기원을 탐구한다. 아기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한 존재다. 그들의 행동은 본능적이며, 학습이나 편견에 물들지 않았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해 그는 ‘아기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타고난 도덕성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블룸 교수는 철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행동경제학, 뇌인지과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들며 아기의 행동을 분석한다.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인간 도덕성의 기원에 대한 관념을 뒤흔드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선악의 기원》은 단순히 아기에게 도덕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밝히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본성을 뛰어넘어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블룸 교수의 탁월한 통찰력과 명쾌한 설명은 우리를 인간 본성의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간 본성의 수수께끼를 풀고,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가. 영유아의 행동
<선악의 기원>이라는 제목은 언뜻 보면 종교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마치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아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기원에 초점을 두고 생각하다보면 고대 인류로 거슬러 오를 것도 같다.
인간의 조상 중 누군가가 어느 순간부터 선한 행동도 하고 악한 행동도 했을 법하지만 이를 탐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감정은 화석 같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혀 그런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
그 최초의 인간 중 누군가가 선한 행동이나 악한 행동을 우연히 하게 되었다는 설정은 어딘가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기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가 궁금해진다. 이러한 의문은 의외로 간단히 풀린다. 기원은 인간의 탄생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대 인류든 현생 인류든 태어날 때 두뇌는 모두 백지장과 같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호흡하면서 그 백지장 위에 하나씩 각자의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다. 선한 행동이나 악한 행동 역시 그 과정에서 형성된다.
자폐증 환자는 이러한 기능 중의 일부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경우다. 결국 선악의 기원은 갓난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이 출발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탐색을 시작한다. 그런데 문제는 갓 태어난 아기들은 전혀 자기표현을 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