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숙의 <그가 나를 데리고>를 읽는데 전에 들었던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글이 실려 있어서다. 저자도 말했지만 –나를 부어 어떤 아름다운 만찬을 베푸느냐, 나를 다른 사람을 위해 쏟아내고 싶은 마음-을 품게 하는 내용이다. 바베트는 프랑스 최고 요리사인데 시대상의 이유로 목숨을 건지려고 노르웨이까지 가서 피신했다. 그곳에서 두 늙은 할머니를 보살피며 식사를 책임졌는데 전에 사두었던 복권이 당첨되고 도시로 나가 만 프랑을 받았다. 우리 돈으로 약 천 오백만 원 정도다. 장에 가서 최고의 요리 재료를 몽땅 샀다. 마을로 돌아와 믿음 없이 옥신각신하는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 마을 사람들은 생애 최고의 요리, 만찬을 받아먹으며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고 처음처럼 서로 친밀감을 가졌다. 은혜의 시간을 맘껏 맛보지만, 음식을 차려준 바베트가 떠날까 두 할머니는 염려다. 바베트는 돈도 없고 갈 곳도 없다며 두 할머니와 함께 살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