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학교 친구들 중 한 명이 유독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행동을 자주 보인 적이 있었다. 심지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발생한 실수나 잘못까지 하교 후에 자신의 책임이라며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친구의 모습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의외로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이 아닌데도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하고 자책감을 느낀다. 타인도 아닌 자신이 스스로를 원망하고 혐오한다면 올바르고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기 어렵다. 관계 형성의 어려움뿐만이 아니라 점점 더 이 사회에서 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마음이 아픈 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는데 매진했던 저자가 펴낸 이 책은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기 돌봄의 지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자기비난의 근원과 그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 왜 나는 나 자신을 그토록 함부로 대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제껏 살면서 단 한 번도 나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인데 내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조차 나를 함부로 다루는데 타인이 나에게 잘해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