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주제씨가 그 여자에 대한 자료를 모으게 되면서 흥미로운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데 ….소설은 별 볼일 없는 중앙호적등기소 말단 직원 주제씨가 겪는 황당한 사건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다. 이름 모를 도시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만남과 이별을 다루는 직업의 주인공 '주제 씨'가 미지의 여인을...
“자살한 사람들이란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을 게 틀림없소. 내 장난으로 인해 그들은 더 이상 성가신 일을 치르지 않아도 되오.”(본문 253쪽)
‘이름’이란 굉장히 미묘한 존재이다. 이번 2학기 기말고사 영어 시험 범위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에 관해 배운 내용이 문득 떠오른다. 이름은 단지 편의를 위한 수단일 뿐, 결코 그 존재의 모든 것을 나타내는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껍질이 빨갛고 과육은 노란색을 띠며 둥근 모양인 과일’을 사과가 아니라 ‘장미’라 부르기로 하였다면 사람들은 아무 스스럼 없이 그것을 ‘장미’라고 불렀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주제문 또한 그러한 의미를 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