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의 우수한 문학을 주제별로 엄선해 소개하는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 제48권 『김연수: 모두에게 복된 새해(HAPPY NEW YEAR TO EVERYONE)』. 한글과 영어를 함께 수록하여 국외 사람들에게도 문학을 통한 한국인의 삶을 엿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작품 뒤에는 해설을 덧붙여 깊이 있는...
김연수작가의 소설 모두에게 복된 새해는 인도인 사트비르 싱과 “나”의 아내를 중심으로 초반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두 주인공은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소통의 벽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문화적 차이와 언어를 떠올릴 수 있다. 특히 언어의 벽은 크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과 ‘나’의 아내를 언어의 벽을 극복하고 서로의 진솔한 친구가 되어 준다. 우리는 의사소통을 막는 가장 큰 벽이 언어의 차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언어의 벽이 의사소통을 돕고 관계를 맺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소설가 김연수작가가 저술한 소설 “모두에게 복된 새해‘는 스토리 초반 극중 인물 사트비르 싱이 주인공에게 자신은 터번을 쓰고 버스를 타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극중에서 사트비르 싱은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한국인들에 의해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있다. 그의 일터인 공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는데 버스에서 몇몇 한국인 취객들이 싱을 향해 알카에다라고 칭하며 그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그래서 싱은 이슬람교와는 무관한 시크교도임에도 매일 터번을 쓰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버스안에서 알카에다를 운운하는 한국인 취객들의 모습은 외국인노동자들을 바라보는 폭력적인 태도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처음 아내와의 친구인 사트비르 싱을 의심한다. 결국 사트비르 싱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오해했던 것임을 깨닫는다.
여기서 김연수작가는 인간이 자신과는 다른사람을 대할 때, 가장 먼저하는 태도는 자기 마음대로 상대방을 판단하여 그 인식의 틀을 덧입혀 상대를 대하는 방식을 비판하였다. 아내와 싱은 한국어에는 능통하지만 영어에는 약한 아내가 영어로 말하고, 반대의 입장인 싱은 한국어로 말하는 방식으로 서로 이야기한다. 둘은 서로에게 한국어와 영어를 가르쳐주고, 배웠던 것이다. 아내와 싱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통을 하였고, 결국에는 주인공에게까지 아이가 없어 외로워하였던 아내의 마음을 알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향해 말할려는 의지와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는 의지였던 것임을 주인공 ‘나’는 뒤늦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