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메르스 사태에서 국가는 어디에 있었나? 저자는 이 물음에 ‘국가의 부재’를 답으로 제안한다.『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는 2015년 6월과 7월 온 나라를 공포와 혼란과 분노로 들끓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들뢰즈와 과타리의 이론으로 분석하고 진단하며 대안을 모색한 철학 에세이다.
작년 2월달에 두바이에 다녀온 후 몸살에 시달렸다. 그때 막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막 시끌시끌해지던 참이라 보건소에 알렸더니 한 보건소 직원이 방역복을 뒤집어 쓰고 집까지 찾아왔다. 그리곤 메르스 검사를 했다. 그렇다. 코로나 검사도 아니고 메르스 검사를 했다. 다음날 전화로 검사 결과를 통보 받곤, 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무슨 메르스 검사냐고 중얼거렸다. 회사에 출근하려면 메르스가 아니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물론 곧바로 코로나 검사도 곧바로 다시 받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메르스라는 단어를 전화기 너머로 듣는 순간, 나는 과거의 까마득한 시기에(2015년) 메르스라는 감염병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다녔음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를 비교해보니 (물론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국가가 해야 할 역할을 비교적 어느 나라보다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