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대사회를 포괄적으로 소개한 책.『모더니티의 지층들』은 근대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한 다음, 근대사회를 구성하는 각종 요소들을 모아 '모던'이라 불리는 한 시대를 포괄적으로 접근한다. 그리고 '근대'라고 말하는 '모던'과 구별되는 '포스트모던'하다고 불리는 '현대사회'의 각종 현대적인 양상들에 대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소비를 반복한다.” 요즘 유행하는 문장에 핵심어를 넣어 보았다. 난 여기서 ‘인간의 욕심’은 사회가 유도한다고 생각한다. 광고와 선전을 통해 소비의 욕구를 계속해서 자극하여 결국 소비를 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소비를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나 또한 계절마다 달라지는 유행을 따라가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유행은 누가 자꾸 퍼뜨리고 변화시키는 건지, 작년에 입었던 옷 중 올 해 또 입기는 껄끄러운 옷이 한 두 벌이 아니다.
<중 략>
만물은 저마다 아주 다양하고 신비한 유전적 형질을 가지고 있다. 나는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물이 ‘살아 있다’는 개념이 정의되는 건지 옛날부터 궁금했다. 유기체의 내부의 아주 작은 세포와 그 세포안의 물질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연합한 요소들이 하나의 생명체를 구성한다고 표현되어 있다.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어쨌든 이러한 생명체들은 한 순환계 안에서 자신만의 생존 조건을 획득한다고 한다. 그 순환계 안에서 순환의 이득을 획득한 능력이 바로 생명이라 정의하지만 이것은 원래 교환 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돈으로써 이 교환을 가능하게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생명 복제다.
<중 략>
몇 년 전 한 네티즌이 구글어스 위성사진으로 세계여행을 하고 왔다며, 세계 명소의 위성사진을 캡처하여 올린 글로 큰 웃음을 자아냈다. 나도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백악관과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문제점 하나, 우리 집 앞도 예외 없이 위성에 의해 감시당한다는 것이다. 감시의 종류는 참 다양하다. 특히 푸코의 판옵티콘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의 철저한 자기감열 아래에서 스스로를 짜여 진 틀에 맞춰 살아왔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 이유를 불문하고 정해진 규칙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며 생활했다. 그것을 어기는 순간 문제아로 등극하거나 평범한 학생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푸코의 원형 교도소 감시체제가 목표로 했던 것도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