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노인과 소년』은 박완서 작가가 1970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써낸 콩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에 수록된 짧은 소설을 거친 듯하지만 섬세하고, 세밀하다 못해 치밀하기까지 한 판화 그림책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입니다. 사회 현상을 은유적이면서도 풍자적으로 드러낸 작품으로, 물질에 대한 탐욕과...
박완서의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 중, 굉장히 독특한 형식의 소설이 등장한다. 바로 노인과 소년이라는 이야기다. 70년대 당시의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이어가다가 갑자기 탈무드나 톨스토이의 러시아 민화관련 단편소설처럼 교훈적 내용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집의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는 소설이지만 수많은 이야기 중에 잠깐 쉬었다 가라고 해주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노인과 아이가 한 고장의 초입에 들어섰다. 노인은 아이에게 이 고장이 우리가 살게 될 새로운 곳이라고 소개한다. 노인과 아이가 살던 곳은 무서운 전염병이 돌아 더 이상 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노인과 달리 아이는 그 고장으로 들어가길 머뭇거렸다. 아이는 책이 불에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한다. 노인은 아이를 달래며 곡식이 풍성하니 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열매나 곡식을 모두 먹어보았지만 한 입 만에 바로 뱉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