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세기 중엽부터 개항기에 이르는 동안 우리를 타자의 위치에 고정시켰던 서양인 선교사들의 시선과 그 움직임을 분석하면서, 타자화되어간 우리 역사의 초기 과정을 추적한 책. 선교 사업이라는 명목 아래... 우월적 시선의 권력을 휘둘렀던 서구의 기록을 통해 야만으로 전락하는 조선의 모습을 확인하는...
기분 좋게 영양제를 한 대 맞은 기분이다. 무릇 작가의 가장 큰 능력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싶다. 독자가 첫 번째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 마지막 장을 읽어내기 까지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읽고 나서도 계속되는 전율에 감동할 수 있는가 말이다. 본 도서는 각주를 제외하면 160페이지 가량으로 구성되어있다. 내용의 시작은 19세기 서양 사회의 전반적인 풍경들을 기록해 선교사들의 해외 선교활동에 대한 동기를 담았고 크게 2가지 천주교와 개신교 선교사들이 조선에 체류하면서 남긴 기록들을 작가 나름 평가하고 분석한 것으로 본문을 이어가고 있다. 책장 맨 첫 번째 작가를 소개하는 글이 눈에 띈다. 양들이 풀을 뜯어 먹고 낮잠 잘 시간에 태어났다는 그는 사주에 양이 이렇게 많다 보니 요즘에는 종이를 뜯어 먹고 사는 게 팔라려니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살아야 행복하다는 지론을 배우고 천방지축 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글을 보면 어딘가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며 요즘은 기본기에 충실하기 위해 사료를 독해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말쑥한 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한껏 무게를 잡고 분위기를 살려 45°로 자세를 틀어 찍힌 그의 사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난 끼 넘치는 눈매와 입가에 웃음은 숨길 수 없어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본 도서는 역사적 사실들을 다른 도서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는 읽기 쉽다. 무엇보다 독자가 흥미를 갖고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에 관련된 일이라면 일반 사람들을 고리타분하고 정적이며 낯선 본 도서의 작가는 ‘낯선’과 ‘다름’의 차이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단어들을 열거하여 다가가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일방적인 서술 형식 글에서 벗어나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는 발췌된 기록들을 통해서 이뤄진다. 이로써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글에 재미까지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