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는 기술을 단순히 사물의 단계에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술에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배경이 녹아들어 있다. 기술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기술과 문화, 기술과 인간의 삶을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 주변에 있는 기술을 다시 보게 되면, 그 기술이 뭔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사 시험을 치기로 했다. 기출문제 풀이가 아니라 넓게 정석대로 파고 들어가보기로 했다. 문과 출신이라 테크놀로지에는 젬병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선택한 것이 이 책이다. 책을 읽고나니 역시나 자신이 아는 분야가 아닌 모르는 분야를 접하는 것이 공부라는 생각을 해본다. 뭔가를 알아가는 기쁨이 스트레스를 죽일 수 있다.나이 마흔에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는 한 분과 만나 삼십 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분은 자신을 ‘두부멘탈’이라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스트레스 극복을 위해서 영어공부를 한다 했다.너무 멋진 홈페이지 ‘생활 코딩’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이고잉’ 선생도 영어공부를 한다고 했다.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이라면 주색잡기를 쫓기 보다는 모자라는 달란트라도 자신의 달란트를 열심히 벼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전혀 관심 없던 분야를 공부해 보는 것, 그게 삶을 살아가는 재미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저렴하지만 콘텐츠는 놀랍다. 기술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청동기는 귀족의 금속, 철은 대중의 금속이라는 분류. 산업혁명은 증기, 2차 산업혁명(19세기 후반, 철도 등)은 전기라는 이분법도 멋지다. 그런 식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었더라면 왜 청동기는 농기구가 없는 건지를 이해할 수 있었겠다. 제자백가 시대에 왜 귀족들만 전쟁을 했는지도 알 수 있었겠다. 청동기가 철로 넘어오면서 총력전이 되었다. '오십보 백보'라는 말은 과거 춘추시대의 전쟁에서는 오십보를 도망가면 쫓아가지 않는 불문율에서 나온 말이다. 물론 전국시대로 넘어와서는 그런 것은 사라졌다. 역사를 보는 앵글은 ‘다종다기’할 수록 좋다. 공부의 즐거움을 이 책을 통해 느껴볼 수 있어 기뻤다. 영어 공부도 했다. 보통 컨틴전시(contingency)라는 말은 예비 즉 어떤 곤경에 대한 대처 방안의 느낌으로 쓰인다. 저자는 컨틴전시를 '상황적합성' 이라는 멋진 말로 바꾸어 놓았다. 컨틴전시 플랜이란 위기시의 대책이 아니라 그 상황에 적합한 대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