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날, 하나님은 어디 계셨는가』는 엄연한 고난의 현실 속에서 과연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할지, 하나님과 고난 받는 세계와의 관계를 어떻게 재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현대신학의 이해와 고민을 좀 더 대중적인 논리와 언어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을 통해서 하나님을 변호할...
1. 1장 아우슈비츠는 역사적 교훈을 위해 꼭 필요했다?
저자가 독일 유학 시절 신정론 세미나에서 담당 교수님이 왜 이 “신정론 세미나”를 참석했는지를 묻다가 한 독일인이 6백만 유대인 학살 사건이(제2차 세계대전)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모든 세상일을 주관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저자는 반대하였고, 이에 그 독일인은 이러한 유대인 학살 사건을 허락하신 이유는 앞으로 그러지 않도록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였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 이런 생각은 한국 기독교인들에게서도 흔하게 발견된다. 더욱이 한국교회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장로교회에서 신봉하는 칼뱅의 예정론에 기대어 대다수의 한국교회 신자들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상관없이) 다 하나님의 예정 아래 일어난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참된 기독교 신학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운명처럼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는 나약한 사유가 아니다. 오히려 기독교 신학은 십자가에 못 박힌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사유하는 가운데 이 땅의 사건들이 하나님의 통치와 철저히 모순됨을 인지하는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희망을 통해 하나님과 인류 역사의 모순이 하나님 나라의 실현 속으로 지양되기를 기도하고 실천하는 사유 활동이다.
2. 2장 모든 고통은 죄에 대한 징벌이다?
암 투병 자매가 30일 작심 기도하면서 오히려 몸이 다치고 3일을 못하고 그만두어서 죽는다고 자책하는 사건에 대해서 저자가 듣게 되었다.
사람들, 특히 신앙인들은 큰 고난에 직면하면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여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찾아온 것은 아닌가 하고 근심에 빠진다. 고난을 자신의 잘못이나 죄에 대한 당연한 벌로 여기는 것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생각은 기독교 신자들에게는 보편적인 생각이었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간이 경험하고 고통받는 것에는 하나님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에, 고통 받은 사람 앞에서 이를 위로의 말로 전하고는 한다. 그렇지만 정말 하나님은 인간의 고통을 원하시는 존재일까?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를 겪으며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3백 여명이나 되는 무고한 생명이 바다에 수장되는 것을 전국민이 지켜보았던 그 순간 하나님은 어디에 계셨을까? 세상 모든 것을 알고, 전지전능하신 그분이 어째서 어린 생명을 지키지 않으셨을까? 모든 것에 하나님의 뜻이 숨겨져 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하나님의 뜻’은 도대체 무엇일까?
갑작스럽게 중병에 걸리거나 그로 인해 젊은 날 고통 속에서 죽거나, 혹은 내가 아닌 내 어린 자녀의 죽음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것인가. 이 고통이 자신에게 내려진 죄의 대가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