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현대사 분야 최초의 박사학위 수여자이자, 관련 연구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온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가 집필한 한국 현대사. 강단과... 쉼 없이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반가움이 크다. 250여 컷의 관련 사진과, 지도와 다이어그램을 풍부하게 수록해 이해를 돕는다.
언젠가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를 규율한 이데올로기는 무엇인가." 애써 용기를 내어 줄줄이 손을 든 학생들의 대답은 민주주의, 자본주의, 자유주의, 시장 자유주의로 귀결했다. 교수는 틀린 답은 아니라고 학생들을 다독였다. 곧이어 운위한 정답 ‘반공주의’는 필연적으로 이승만과 박정희를 소환했다. 누군가의 ‘국부' 이승만과 '구국의 영웅' 박정희를 말이다.
한겨울 촛불의 바다는 이 땅에 청산(淸算)의 바람을 몰고 왔다. 적폐 청산을 염원하는 열망의 근저에는 의심의 여지없이 전임 정권의 무능과 통치자의 헌정질서 유린에 대한 책임론이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근본적으로 청산을 갈망하는 까닭은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여전히 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한반도를 집어삼킨 이래 단 한 번도 부패한 권력을 단죄하지 못한 역사는 동일한 뿌리의 집단이 때에 따라 변장을 하고 득의양양하는 모습을 묵과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