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난 뽑기왕이 될 거야!"제7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 허리를 다쳐 실직한 뒤 뽑기왕을 꿈꾸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웃픈’ 뽑기 역정을 함께하는 중학생 딸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가족문제와 노인과 같은 타자에 대한 이해를 날실로, 뽑기 기계, 힙합, 일본 만화...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은 공감할 수 있는 배경이 제시되어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건강 문제로 인해 퇴직하고 뽑기에 빠진 아빠와 아빠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진서에 대한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존재할 것만 같은 가정이라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먼저 이 책의 아빠는 내가 느끼는 ‘아빠’의 이미지가 아닌 이웃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느낌이었다.아빠가 뽑기에 빠지고 우연히 알게 된 할아버지와 떡볶이를 먹는 등의 장면이 나에게는 낯설게 느껴졌다.아빠는 뽑기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사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아빠가 단순히 뽑기에..
<중 략>
나는 중학생 딸 진서. 에니메이션 피규어를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세 달 전 아빠가 실직했다. 이유는 이름 모를 허리통증 이었지만 실직보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고칠 방법이 없다는 것. 예상치 못한 질병 그리고 실직으로 집안에서 지내야 하는 아빠는 위축 된 채 집안일과 재활을 해야 했고 그 때문에 하루하루 시들어가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딸이 즐겨보는 만화 원피스와 힙합음악을 들으면서 견디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딸 진서와 함께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가 그 앞에서 진서가 흠모해 마지않는 원피스 캐릭터 피겨 ‘쵸파’가 있는 뽑기 기계를 만나게 된다.
아빠는 딸이 좋아하는 원피스 만화의 쵸파 피규어를 우연히 뽑아 진서에게 주고 으쓱해졌다. “뭐 다 갖고 싶은 거 없어 말만해 아빠가 다 뽑아줄게” 비록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재미삼아 해본 뽑기였지만 이렇게 아빠를 일으켜 세운 것은 운명처럼 만난 뽑기가 되었다.
아빠가 실직하셨다. 허리를 다친 아빠는 5년을 다니던 택배회사도 그만두고 치료에 매진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도 완전히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만을 가지고 재활에 임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직장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재활을 계속하던 아빠는 새로운 취미들을 시작하게 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만화 '원피스' 를 처음부터 감상하는 것이 그 첫번째였다.
그러던 어느날, 원피스 피규어가 진열된 뽑기 기계 앞에서 멈춰서면서 아빠의 두번째 취미가 시작된다. '뽑기'다. 처음은 나(딸)를 위해서 피규어를 뽑아주려고 시작한 뽑기였지만, 아빠는 그 과정에서 묘한 쾌감을 느꼈나보다. 아빠는 그 후로 계속 뽑기에 매진하게 되고, 뽑기를 하다가 '영감님'도 만나게 된다.
영감님은 우연히 뽑기 기계 앞에서 만난 인연이지만, 금새 파트너가 되어서 뽑기를 하러 대구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마치 '뽑기왕'이라도 되려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