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호위」라는 제목에서 내가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따뜻하다는 것이었다. 소설을 읽기 전엔 무슨 의미일지 의아했지만 읽고난 후엔 이보다 더 멋진 이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제목이었다. ‘나’는 눈 내리는 공항의 북적이는 통로에 서있다. 그곳에서 조금은 환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어렴풋한 기억을 회상하며, 마치 수수께끼같은 단서를 독자들에게 내어준다. 불과 소설의 두 번째 쪽에서 서술된 ‘그 세계는 부엌과 화장실이 딸려 있지 않은 작고 추운 방일 때도 있었고 일요일의 눈 쌓인 운동장일 때도 있었으며 가끔은 약품 냄새가 진하게 밴 병실일 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