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단한 번역, 꼼꼼한 편집과 디자인으로 새롭게 읽는「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제4권 『태풍』. 일본 근대 문학의 출발인 나쓰메 소세키의 장편소설을 만나볼 수 있는 전집 가운데 네 번째 작품으로 상대적으로 덜 읽히지만 백 년을 뛰어넘은 현재적 호소력이 있는 《태풍》을 선정하였다. 삶의 의미를 찾는...
1. 암울한 시대, 노는 것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청년들
나를 포함해서 지금 시대의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노는 데에 미쳐있다. 맛집부터 시작해서 틈틈이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고 여기저기로 여행을 떠나는 것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다.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돈이 없더라도 없는 대로 놀 수 있다. 이런 모습은 말 그대로 노는 데에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시대의 청년들은 돈이 없는 삶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지만 놀지 못하는 삶만큼은 견딜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든 놀아야 한다는 이런 강박관념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너무나도 암울한 청년들의 상황이 담겨있다.
나는 나름 집에서는 금지옥엽 귀하게 자란 자식이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고, 학창시절에는 대체로 실패보다는 성공을 맛봤다. 그때만 해도 뭐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청년들도 아직 사회에 나가기 이전에는 이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사회에 나가자마자 깨졌다. 사회에서 나는 일을 구하는 수많은 백수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만 하는 나는 일터에서도 학생시절 때 그랬던 것처럼 말을 통해서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말이 통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등한 관계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 나는 돈을 받는 노동자의 입장이었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자리는 언제든 다른 백수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백수와 다름없었다. 따라서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묵묵히 견딜 수밖에 없다.
[들어가며 :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에세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나쓰메 소세키 본인을 표현하고 있다. 등장인물을 빙자해서, 본인의 평소 생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소설이 아니고, 에세이에 가깝다. 나쓰메 소세키는 메이지 유신 시절을 몸으로 난 사람이다. 메이지 유신 시절은 상상컨대 전근대와 근대가 교차하는 시절이다. 아직 전통의 문화라는 것이 잔존하면서, 신식 문물이라는 것이 급작스레 들어오면서,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에 혼란스러워 하던 시절. 그 시절을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고뇌가 오롯이 소설 "태풍"에 녹아 있다.
[등장인물 들여다보기]
시라이 도야라는 문학자는 전형적인 선비 스타일이다. 속세의 권력과 부를 폄하하고, 공명정대한 학문을 추구한다. 나카노 군이라는 인물은 전형적인 금수저로 부잣집 자제이다. 한때 도야의 제자였고, 지금은 니카노 군의 친구인 다카야나기 군은 그 사이의 인물이다. 학문에 정진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세속을 도외시하지도 못하는. 다카야나기 군이 전형적인 현재의 소시민의 모습일 것이다.
문학자인 시라이 도야는 시골 중학교를 3번이나 옮기고는 끝내 도쿄로 돌아간다. 첫 번째는 에치고 현의 어느 중학교였다. 그 곳은 석유로 유명한 곳으로 써 그 석유회사가 지역사회의 기반 중 3분의 2를 차지 할 만큼 부유한 곳이었다. 하지만 시라이 도야의 눈에는 황금만능주의가 넘초는 사회라고 보여 '돈과 인품'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들은 맞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일개 교사인 주제에 라며 그를 비난했으며 끝내 학생들과 학부모들까지 비난을 받게 되자 시라이 도야는 그 곳을 떠나 규슈로 갔다.
규슈는 탄광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사람들이 생기가 없었으며 먹고 사는것에 급급한 실업자들이 태반이었으며 그 실업가들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의 부모라서 자신의 신념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황금만능주의, 즉 돈의 힘을 비난할수가 없어서 그곳을 떠나버린다.
마지막으로 간 주코쿠 지방은 황금만능주의는 덜 하였으나 지역감정이 아주 심한 곳이었다.
![[독후감 A+]나쓰메 소세키 <태풍>을 읽고_헬조선에 분노하다](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22/08/29/data27469356-0001.jpg)
[독후감 A+]나쓰메 소세키 <태풍>을 읽고_헬조선에 분노하다
나쓰메 소세키의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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