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외딴 산골에 살고 있는 큰손 할아버지의 제일 친한 친구는 나무다. 오랫동안 나무와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손은 나무에게는 약손이다. 마치 나무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할아버지는 나무들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알아 병든 나무를 말끔하게 치료해준다.
할아버지를 만나는 나무는 그나마...
내가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초가였다. 나지막한 동산 바로 밑에 집이 있었는데 집 뒤에는 오래된 오동나무 한 구루가 서있었다. 항상 할머니께서 그 나무가 집보다 훨씬 크면 시집갈 때 근사한 장롱을 해주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할머니가 생각났다.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계시겠지. 큰손 할아버지는 외딴 산골에 나무와 오랫동안 함께 살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나무와 지내다 보니 척보면 어디가 아픈지 금방 알 수 있답니다. 사람들이 나무에 이상이 생기면 할아버지를 만나러 옵니다. 할아버지 손은 무척 크답니다. 어쩌면 나무를 다듬는 가위질을 많이 해서 그렇게 커졌는지도 모릅니다.
흰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었던 지친 겨울이 가고 어느덧 서서히 봄을 준비하는 약동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이때에 나무의사 큰손 할아버지(우종영)를 읽게 되었다.
난 나무를 무척 좋아한다. 우선 짙은 초록의 푸르름이 마냥 좋고 솔 냄새와 송진냄새가 나를 맑게 희석시켜주는 느낌 또한 좋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나무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뿐이지 자연이 주는 혜택은 이루 다 말로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숨을 쉰다. 한시도 숨을 쉬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들이 숨을 쉴 수 있게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나무이고 숲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산소도 사 먹는 시대라니 무일푼으로 산소를 증여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요즘 들어 공해로부터 자연을 보호하자는 환경단체의 움직임은 가히 눈물겹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토 의정서’를 만들고 온실 가스의 위협으로부터 자연을 보호하려는 인류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15년 된 나무 한 그루로 겨우 700개 정도의 종이봉투를 만들 수 있는데, 국민 전체가 종이봉투를 한 개씩만 아껴도 1년에 약 6만 4천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에 이 말은 나에겐 강한 인상을 심어 주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나는 종이와 나무가 이처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들은 이후부터 될 수 있으면 종이봉투는 쓰지 않고, 휴지와 메모지도 최대한 절약하고 신문지처럼 재생할 수 있는 종이 등은 따로 모아 아파트 관리실에 가져다주곤 한다. 우선 살림하는 나부터 나무와 자연 사랑을 실천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의 도서 목록을 살펴보다 ‘나무 의사 큰손 할아버지’란 책을 보게 되었다. 유난히 ‘나무’란 단어에 관심이 가서 다음 날 집 근처에 있는 서부평생학습관에 가서 찾아보았더니 마침 책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