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살아 숨 쉬는 생명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으로 문화재를 감상한다.『유홍준의 국보순례』는 저자 유홍준 교수가 '나라의 보물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우리 마음속에 간직할 기념비적인 유물을 중심으로 소개한 명작 해설이다. 이 책에서 '국보'는 나라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국보와 보물에 의미를 국한한 것이...
무엇보다 국보순례를 통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지은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라의 보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국보, 보물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바로 논이었다. 지은이가 바라보는 논은 단순한 논이 아니었다. 그에게 있어 논은 국토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며, 조상의 땀과 슬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대지 미술이었다. 이러한 말을 듣는 순간 김재로가 말한 ‘아는 자’의 안목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본인의 것과 너무도 다른 것 같아 부러움의 감탄과 아쉬움의 탄식을 동시에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처럼 지은이에게는 다랑이논 하나도 이토록 소중한데 해외에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려왔을 것만 같다. 이번 책에서 해외의 유물을 소개하는 부분에 특히 마음이 쓴 것도 아마 이러한 연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지은이의 아쉬움과 씁쓸함이 더욱 그지없게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국보순례를 집필하는 것이 지은이에게 어려웠던 것은 대중을 위하여 글을 짧고 쉽고 간단하게 써야하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이처럼 애처로운 처지의 보물을 바라보며 느껴야만 했던 안타까움을 곱씹어야만 하는 고난도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