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ck Rose - William Blake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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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ck Rose
- William Blake 1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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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에게 있어 이 시는 선불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공안이다. 공안이란, 고승들의
깨달음의 사건과정을 기록하는 어록같은 것인데, 나는 이 시에서 아름다움의 본
질의 일부와 그로인한 운명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우선 이 시에서 말하고 있는 아름다움의 본질의 일부란 그것은 병들었다는 것
이다. 흔히 우리는 眞善美가 분리될 수 없다는 플라톤식의 사유를 하기 쉽다.
또 아름다움의 본질은 그것이 지니는 건강성에 있다는 말도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Keats의 말대로 beauty가 truth라면, 그때 beauty는 truth가 갖
는 포괄성을 포함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볼 때 truth가 탈근대적 맥락에서
다원화되고 복수성을 띠게 되면서, beauty의 본질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되
어야 할 것이다. 결국 아름다움이 갖는 한 시뮬라크르(사건)도 그것의 본질에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인간이 인지하는 모든 아름다움에
대해 긍정할 것이며, 시인의 직관에 의해 아름다움이 새로운 속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활짝 피어난 장미에게서 느끼는 아름다움 못지 않게, 가련하
게 시들어가는 장미에게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건강하게 약동하는
물고기에게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고요히 임종을 준비하는, 야윈 노인에게서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Blake는 이런 정태적인 아름다움보다 더 깊은 깨달음을 동태적인 과정
속에서 보여준다. 우선, the invisible worm은 우리의 내면속의 파괴욕을 상징
한다. the night와 the howling storm는 은밀하고 내면 깊숙이로부터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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