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내내 소설 속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다. 한 많은 우리네 민족 인생사 고달프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랴만 이야기 속 주인공인 신길만의 기구한 삶은 작은 체구의 동양인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게 벅찬 무게가 아닐 수 없다는 측은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말미에서 소설속 주인공의 이야기가 미군 포로로 수감되었던 한 동양인 독일 군의 경험담이라는 글귀를 읽었을 때 마치 친한 친구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은 것 마냥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째서 우리 민족은 이리도 나약했으며,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언제나 누군가의 침략을 받아야만 하고, 또 누군가의 포로가 되어야만 하는지 괜한 울분이 몰려왔다.
일본군에서 소련군으로, 소련군에서 독일군으로, 그리고 미군의 포로까지 그야말로 쓰다버린 헌신짝처럼 이리저리 채이고 끌려 다녀야만 했던 사진 속 주인공의 쓰디쓴 삶이 애처롭다 못해 한없이 처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기사 그 시절의 이와 같이 기구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자면 이 땅을 다 뒤덮고도 남을 만큼 수많은 사연들이 있을 법하지만 이 한 많은 사연들은 금기 아닌 금기가 되어버렸다. 끄집어낸들 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에, 또 너무도 마음 아픈 일들이기에 그저 침묵으로 조용히 대항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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