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은 딱딱한 외모와는 달리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몇몇의 선수들이 골을 성공시키고 난 후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가서 품에 안기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그의 또다른 모습은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실제 그의 밑에서 선수생활을 하였던 유럽선수들은 그를 유머가 넘치는 감독이라고 평한다는데, 역시 히딩크는 운동장에서는 엄격하고 강한 감독이지만, 운동장을 벗어나서는 유머와 격려, 아버지와 같은 포근함을 지닌 또 다른 인간미를 가진 지도자였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인 한국의 4강 진출의 가장 큰 주역은 뭐니뭐니해도 지난 1년 6개월 동안 대표팀 감독으로 일해 온 거스 히딩크일 것이다. 월드컵이 끝난 후 히딩크는 그야말로 국민적 또는 국가적 영웅의 대접을 받고 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 그의 말 한 마디는 매스컴을 온통 장식하고 있고 한국 사회의 많은 분야가 히딩크를 배워야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우리 국민은 히딩크 같은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인 성격의 지도자를 고대한다. 그러나 히딩크 같은 그러한 감성적 지도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지지리도 지도자 복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관에 빠질 필요는 없다. 우리 민족은 다른 나라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지도자보다 백성의 힘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중의 힘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강했다. 의병운동, 동학 농민혁명, 3 ․ 1 독립운동, 4 ․ 19 민주혁명, 5월 광주민중항쟁, 6월 민주항쟁 모두가 민중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고 민족사를 바로잡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민족의 저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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