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법과 정의는 어떻게 작동하나, 남과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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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울법대 최종고 교수 “남북한 法체계 차이점 세계에 소개”[동아일보 2005-08-02 04:55]
서울대 법대 최종고(崔鍾庫) 교수가 남한과 북한의 법체계를 비교 분석한 최초의 영문 학술서 ‘한국의 법과 정의: 남과 북(Law and Justice in Korea: South and North)’을 1일 출간했다.
최 교수는 이 책에서 서구화 이전 한국의 전통 법사상과 사법제도, 개화기와 일제강점기의 사법제도, 현대 남북한의 사법제도, 법사상, 법의식, 인권 상황을 544쪽에 걸쳐 자세히 소개했다.
이 책은 특히 해태상으로 대표되는 동양적 정의의 상징을 자세히 설명해 눈길을 끈다.
책에 따르면 ‘법(法)’자에는 원래 상상의 동물 ‘해태’를 의미하는 ‘치(치)자’가 생략돼 있다. 고대 중국에서는 재판을 할 때 해태를 데려다 놓았는데 이 해태는 죄를 지은 사람을 가려내어 뿔로 들이받는다고 해서 정의의 수호신으로 여겨졌고, 일본의 신사에서도 해태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최 교수는 또 “10여 년 전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법학자가 주석을 달아 남북한의 법조문을 단순 소개하는 책을 낸 적은 있으나 영어로 남북한 법을 총괄적으로 소개한 책은 처음”이라며 “한국법뿐만 아니라 남북한 법체계를 해외에 알리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법률은 체계적인 법전의 형태로 출간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그나마 개정이나 폐기 여부가 불분명해 비교법학의 관점에서 연구하기가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목차
1. 한국에서 법과 정의는 원래 어떤 개념인가?2. 한국 전통사회에서의 법과 정의는 어떠했으며 중국, 일본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나?
3. 한국의 전통적 법과 정의는 서양법을 수용하면서 어떻게 변화하였나?(제도적, 정신적)
4. 한국법의 유교적 기초는 어떠하며 어떤 변화를 겪고 있나?
5. 한국의 사법제도는 어떻게 작동하나?
6. 한국에서 법학과 법제도는 어떻게 교섭하나?
7. 남북한 법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통일법을 모색하나?
본문내용
1. 한국에서 법과 정의는 원래 어떤 개념인가?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인들은 문자그리기(Munjado)를 통해 정의를 상징하곤 했는데, 주로 법을 위해 法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런데 이는 삼수 변(水), 해태 치(廌), 갈 거(去) 세 가지 요소의 준말이기도 했다. 물을 통해 해태가 흘러가듯 하는 것이 바로 법이라는 상징적인 말이 아닐까 싶다.
첫 번째 요소인 물은 자연적인 질서(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만을 의미하지 않고 모든 질병을 치유하고 죽음에서 삶을 가져오고 육체적인 더러움을 씻어낸다는 등의 상징을 나타냈다. 두 번째 요소인 해태는 고대 초자연적인 동물로써 중국, 한국, 일본에서 다르게 묘사되었지만, 동양에서 정의의 상징물이었고, 한국에서는 광화문, 경복궁, 국회, 경찰청, 대법원에 해태상이 있고, 서울대학교 근대법학 100주년 기념관 앞 정의의 종 표면에도 해태 문양이 새겨져있으며 일산 사법연수원에서도 해태상을 발견할 수 있다.
대법원을 통해서도 정의에 대한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는데, 1995년 근대법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4가지의 작품을 계획했다. 첫 번째 작품은 대법원 대강당홀에 정의의 여신 조각이었는데, 법전과 저울을 든 형상이었다. 두 번째 작품은 법과 정의라는 이름의 조각인데 정문 앞 정원에 세워졌다. 세 번째 작품은 다리의 이미지를 담은 미술 작품이었는데, 저울과 해태가 섞여진 출입문 좌우에 벽화처럼 설치되었다. 네 번째 작품은 화합이라는 제목의 조각품이었는데 해태상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미술 작품을 보면 서구 세계의 요소들을 한국에서는 토착화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최후의 심판에 대한 여러 그림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예방적인 정의와 법적 양심을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대에는 법규범이란 종교적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으며 그것을 터부(taboo)라고 하여 금기시하기도 했지만 한국에서 법은 형벌의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공평과 정의의 뜻을 함축하고 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