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신과 함께 가라(Vaya Con Dios)를 보고
- 최초 등록일
- 2006.09.29
- 최종 저작일
- 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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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Vaya Con Dios라는 독일영화를 본 후 쓴 감상문 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만이 아닌,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관련지어 썼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영화의 시작부터 나온 세 파트가 하모니를 이룬 아카펠라는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부러웠다. 나도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노래를 좋아하고 또 하고 싶어하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죽어버린 나의 목소리는 나에게 안타까움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약점이 또 있다. 변성기가 오기 전 실기시험을 보면 1등, 이론시험을 보면 평균 30점. 노래하기를 좋아하지만 이론은 싫어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또 하나의 약점이다. 그래서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아르보의 소리가 부러웠고, 이론에 박식한 벤노가 부러웠다. 그들에 비해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타실로 또한 내심 부러웠다.
내가 부러워하게 된 그들은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이었다. 정통이라 일컬어지는 로마교회로부터 파문당한 칸토리안교 속에서 살아오면서 많은 공유를, 비슷한 생각을, 또 서로를 의지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순수했고 우리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과 떨어져 조용히 살아가는 그들을 이끌어 주던 원장이 타계하고 그의 유언을 따라 어떤 목적지를 향하는 여행 중에 부딪친 수 많은 어려움 속에서 때론 방황하고 잠시 다른 길을 가기도 했지만, 그 방황의 의미는 하나하나의 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 한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방황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순수, 현실에 죽다.’ 인간이 가진 기본적인 욕망을 억제하며 신에 대한 사랑만을 생각해 오던 그들에게 있어 현실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타실로는 가족과 함께하는 삶에, 벤노는 고전악보에, 아르보는 신이 아닌 이성에 대한 사랑에 현혹(?) 당한다. 그러면서 그들 셋은 한결같이 자신의 원래 목표는 지금까지 믿어왔던 칸토리안교가 아니었노라고, 고리타분한 또는 이상주의자였던 원장으로 인해 끌려갔었노라고 주장한다. 현실에 발을 내딛은 것은 내 잘못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며, 지금까지 목표로 생각하고 걸어왔던 길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그의 맘대로 설정해 놓은 것이었다는 말이다. 나 자신에게는 관대하지만 남에게는 엄격한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본성이 비춰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그들은 외도를 했지만 이내 스스로가 선택한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고 원래의 길로 돌아오게 된다.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잠시 살아가지만 마음의 소리는 다른 곳을 향해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성 어거스틴의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