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한국철학 에세이를 읽고
- 최초 등록일
- 2006.08.08
- 최종 저작일
-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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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한국철학 에세이>를 읽고 쓴 독서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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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녀석이 철학에 대해 무얼 알겠는가. 그나마 서양철학은 좀 읽었고, 동양철학은 주워들은 게 있지만, 한국철학에 대해서는 거의 ‘문맹’수준이다. 그런 내가 <한국철학 에세이>를 독파하게 된 계기는 서문에 숨어 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이었단다. 야학에서 지은이에게 배웠던 한 노동자가 집에 놀러 왔다. 젊은 나이에 이 사람의 결혼식 주례를 서줄 정도였다니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짐작이 간다. 방학이라 청탁받은 원고 쓰느라 책을 방바닥에 어지럽게 펼쳐 놓았는데, 뜬금없이 그 제자 가라사대 “한국에도 철학이라는 게 있나요?” 했다고 한다.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엉덩이에 땀띠나도록 용맹정진하고 있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우리에게도 철학이 있다는 사실을 누누이 강조하였다지만, 선생으로서 제대로 설명했는지, 제자는 잘 알아들었는지 자신할 수 없었을 터이다. 그래서 결심했단다.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쉬운 내용의 한국철학 책을 써보자고.
어떠한가. 이런 이로하가 소개된 서문을 읽고도 책을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김 교수의 제자와 우리가 얼마나 다르겠는가. 무지는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지만, 이를 솔직히 인정하는 건 용기 있는 행동이다. 아무리 제목에 에세이라는 당의정을 발랐더라도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오랫동안 씹으면 소화 못할 것도 없다며 당차게 도전했다. 그런데, 어라, 이 책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가. 일단 강의내용을 풀어놓은 것처럼 입말로 되어 있어 난해할 거라는 선입견을 씻어주었다. 그리고 부제대로 인물중심의 철학사라서, 사상만 소개한 게 아니라 삶에 얽힌 일화로 되어 재미있었다. 탕약 마신 다음에 씹는 감초 격이었다. 거기에다 철학은 시대의 아들이라는 전제 아래, 그런 철학이 나온 시대배경을 설명하고 있어 초보자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더불어 그 철학자가 펼친 논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어 흥미가 배가되었다.
<한국철학 에세이>에 소개된 철학자는 모두 아홉 명이다. 원효, 지눌, 서경덕, 이언적, 이황, 이이, 정제두, 박지원, 정약용 등 그야말로 기라성 같은 이들의 삶과 철학이 소개돼 있다. 워낙 아는 게 없던지라, 수험생처럼 밑줄 치며 머릿속에 담아야 할 내용이 수두룩했다. 기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철학인 만큼 읽다 보면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것투성이다. 이다 기다. 사단이다 칠정이다 하는 대목에서는 헷갈리기도 한다. 이 와중에 한 철학자가 내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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