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꽁트]더스틴 호프만 처럼

소개글

사고와 표현 시간에 자유주제로 꽁트를 쓰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영화 `졸업`의 더스틴 호프만의 용기를 모티브로 해서 쓴 꽁트입니다.
꽁트가 막막하신 분들께 지극히 학생적인 꽁트 추천합니다.
A+받은 레폿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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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벌써 4시간 째 밤을 달리고 있다. 어두운 고속도로는 과속으로 달리는 화물차들만이 가끔 있을 뿐, 승용차라고는 하얀색 중고 프라이드 한 대. 서울을 출발 할 때는 바퀴가 빠져라 달리더니 도착지에 가까워지자, 유유히 모차르트를 울리며 적막한 도로를 즐기듯 달린다.
재호는 콧노래가 나왔다. 차를 몇 시간 째 몰았어도 전혀 피곤 한 줄 모르겠다. 슬쩍 옆으로 시선이 꽂힌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화사한 신부가 곤히 잠들어 있다. 눈을 감고 있어도 산뜻한 윤곽선이며, 고운 살결이 그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금새 알게 한다. 가늘고 고운 손가락이며, 부드러운 손을 보면, 그녀가 귀한 집 딸이라는 건 척 알 수가 있다. 그녀에 비하면 지금 운전하고 있는 재호 자신은 어떠한가! 후줄근한 갈색 자켓 안에 길거리에서 떨이로 5000원 하던 낡은 셔츠. 헤진 구두와 밑단이 풀린 채 4년째 입어 온 바지. 별로 잘생기지 못한 생김새. 그렇다고 키가 훤칠하고 어깨가 딱 벌어진 스타일도 아니다. 여러 모로 껴 맞추어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쌍.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지금 옆에서 단잠에 빠져있는 공주님은 한 미라. 그녀와 만난 게 지금부터 꼭 한 달 전이다. 졸업을 하고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그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하루를 보낼 작정으로 출근을 하다시피 했다. 때마침 공연이 열리고 있었는데, 관중 속에 섞여 있던 재호는 사회자의 지목으로 무대에 나가게 되었다. 사회자는 재호에게 영화 『졸업』에서처럼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을 던졌다. 재호는 자기는 비록 지금은 백수지만, 더스틴 호프만처럼 용감하게 결혼식장으로 뛰어 들어가 애인을 데리고 멀리 도망가겠다고 대답을 하여 우뢰 같은 박수를 받았다.
괜히 으쓱해진 재호는 상품으로 수건 두 장을 받아 들고, 자판기 커피를 빼 들고, 새우깡
한 봉지를 뜯어 비둘기를 나눠주고 있었다. 그때,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선그라스를 낀 한 여자가 그에게로 다가왔다. 눈에 띄게 아름다운 그녀의 다리곡선을 감상하기에 딱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그녀는 재호 쪽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그녀가 다가올수록
재호의 새우깡 봉지가 덜덜 떨려왔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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