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일본 고대사를 전공한 저자 김현구 교수님이 일본 체험과 연구를 접목시켜 내놓은 것이다. 김현구 교수님은 자신이 직접 일본에서 체험한 일본의 현상을 역사적 현상과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서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거론되는 일본 체험들은 대부분이 박사학위를 받은 1985년경의 일들이기 때문에 가장 최근의 일본 체험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에 까지 양국 간 당시의 특징은 일부 이어지고 있다. 한일 문화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지금은 많이 좋아졌기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감정적인 일본에 대한 인식을 바로 잡아 오늘의 일본을 바로 알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일본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이 피해의식에만 사로 잡혀서는 안 되며, 과거를 잊은 채 현실의 이해관계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의 기억은 지울 수도 없을 뿐더러 지워서는 안 되는 과거이지만 그러한 과거에 너무 얽매여서도, 너무 간과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 제품하나 쓰는 것만 해도 매국하는 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이러한 일방적인 배척은 옳지 못하다. 과거에 우리에게 큰 수치심과 치욕을 안겨준 일본이긴 하지만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을 버릴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경계하고 그들과 협력하기 위해서는 일본인의 일반적인 행동 특성을 이해하여야 하며 또 그러한 특성은 어디에서 연유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일본인들의 행동 특성을 알아보고, 역사 속에서 그러한 특성이 나오게 된 경위를 비교적 평이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일본은 없다 나 국화와 칼과 같은 다른 일본 관련 서적에 비해 쉽게 와 닿을 수 있었던 것은 교수가 국비 장학생으로 직접 일본을 유학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잘 기술하여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흐를 수 있는 내용에 생기를 불어 넣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작가 개인의 에피소드나 재미를 주는 부분도 역시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기존의 책들이 비교적 한 쪽에 치우친 관점으로 책을 써나간 것에 비해서 일본의 장점과 선진국인 일본에게 배울 점들을 잘 정리되어 있었다. 분명 일본의 장점인데 일본이기 때문에 용인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그 동안 나의 편협한 사고를 반성하며 진지하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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