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는 김시습이 쓴 한문소설집으로 모두 5편이 전하고 있다. 그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단편은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로 남원의 양생이 만복사의 불당을 찾아가서 겪게 되는 기이한 만남을 그리고 있는 내용이다. “한그루 배꽃나무 저적함을 짝하니/시름도 많아라, 달 밝은 이 밤이여,/ 사나이 홀로 누운 외로운 창가에/ 어디서 들려오나, 고운 님 퉁소 소리,// 외로운 비취는 제 홀로 날아가고/ 짝 잃은 원앙새 맑은 물에 노니는데,/시름없이 깊은 생각 바둑이나 둘거나,/ 등불은 가물가물 이 내 신세 점치는 듯,” 이 시는 ‘만복사 저포기’에 삽입된 시이다. 마치 내가 달밤에 배나무 밑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렇듯, ‘금오신화’에는 ‘남염부주지’를 제외한 각 단편에 중요한 대목마다 시가 나온다. 금오신화의 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들은 사건이 정지되며 대신에 정서적 가치를 두드러지게 한다. 서사적인 전개와 대비되어 서정성이 강조되는데, 이런 방법으로 등장인물의 정서나 심리적 정황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적 상상력을 자극하여 낭만적인 분위기와 심미성을 고조 시킴으로써 작중 인물의 절실한 심정을 강조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자신이 그 상황에 있는 듯 착각을 느끼며 그 감정에 동화 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만복사 저포기’에서는 한국인의 생사관도 엿볼 수 있다. 육체가 죽는다 해도 정신은 이 땅에 남아 있다는 것, 즉 저승과 이승을 일원론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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