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태백산맥 - 사실과 허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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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사실과 허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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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48년 여순사건 직후 순천에서 불과 60리 떨어진 벌교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입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이곳 벌교를 주무대로 6․25의 전황에 따라 부산, 서울, 압록강변, 거제도 등 한반도 전체로 확산되다가 휴전 직후 다시 지리산과 벌교로 좁혀진다. 53년 토벌대에 포위당한 뒤 자폭한 염상진의 머리를 매달아놓은 벌교읍내에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소설은 그 동안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되어 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현미경 들이대듯 파헤치고 있으면서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점은 벌교의 좌익 우두머리인 염상진과 그의 동생이자 우익 청년단장인 염상구, 남편 때문에 모진 고통을 받다가 정작 인공치하에서 여맹가입을 거부하며 탈 이데올로기를 선언하는 염상진의 아내 죽산댁의 인물설정에서 우선 드러난다.
여기에다 물질토대가 다르고 입장차이가 분명한 우익계 인사들을 살펴보면 작가의 형평성을 쉽게 알 수가 있다. 경찰서장의 경우 권력에 아부하는 남인태와 사려 깊고 정직한 권병제가 차례로 등장하고, 계엄사령관은 국민의 군대임을 자각하는 심재모와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한 백남식이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마을지주는 민중의 아픔을 이해하는 김씨 집안과 소작인 착취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최씨 집안으로, 국회의원은 50년대 정치를 대표할만한 혼탁한 최익현과 검사출신의 신선한 안창배를 포진시키고 있다. 또, 작가는 당시 정치인들에게는 비판적이면서도 법일스님을 집행유예로 풀어준 광주고법 등 법관들에게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이밖에도 주민들과 한 마음이 되는 율어면 지서장 이근술과 공동농장을 통해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려는 서민영 등이 긍정적인 우익인사를 대표하고 있다.
사실 이 작품을 읽은 것은 최근이라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오래되었다. 이런 대하장편소설들은 읽는 데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기도 중․단편소설들에 비해 어렵기 때문에 주로 시험이 끝나거나 방학 중에 읽게 되는데, 이미 전에 작가의 다른 작품인「한강」이나 박경리의 「토지」같은 대하장편소설을 읽어보았던 터라 처음보다는 쉽게 읽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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