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꽃 필 무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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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장 뒤 충주집에서 허생원은 계집과 농탕치는 동이를 쫓아내고 쫓아내고도 마음은 찜찜하다. 그런 동이가 당나귀가 줄을 끊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고 말해주어서 고마워한다. 조선달과 허생원 그리고 동이는 대화로 가려고 동행하는데 달 밤길에 허생원은 떠오르는 사랑의 추억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 추억이야기와 동이가 허생원의 어머니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걸 듣고 있자니 내 머릿속에 뭔가 번쩍하고 스쳐 지나갔다. 그 이야기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혹시.....?! 라는 생각에 기대감과 함께 그 다음의 이야기가 궁금해져 빨리 읽어 보았다. 이 글은 이런 대화를 통해 암시되는 결과를 예상하는 맛이 정말 재미있었다. 대화 속에서 허생원은 동이어머니의 친정이 봉평이라는 걸 알게 되고 자기자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반면 동이는 아무것도 모른다. 이런 장면이 이 소설의 포인트이랄까, 동이가 아버지인 허생원을 업고가면서 업혀있는 사람이 아버지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업어주는 사람이 자기 자식이란 확신을 하지 못하는 장면, 정말 안타까웠다. 이런 장면들을 읽어나가면서 마지막에 동이도 허생원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걸 서로 알게 되어 얼싸안고 그러는 줄 알았다. 완전한 결과로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에 남기는 장면이 그런 진실을 알게 되는 요인이라는 것을 깨닫고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동이도 허생원과 같이 왼손잡이라는 사실이라는 걸 허생원이 알게되면서 글이 마무리가 됐는데, 결과보다도 긴장감과 함께 그런 결과를 암시해주는 요소가 내 마음 속에 인상 깊은 여운을 남긴 것 같다.내가 결과를 예상해도 그런 흥미 또한 재밌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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