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비평] 아시아의 전쟁과 평화 - ‘바미얀 : 911 전주곡’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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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비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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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프로그램 전체 논조 중 이들의 변론은 비중이 미약한 수준이다. 다큐는 증언에 치중하다보니 오마르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불확실한 증언 또한 명명백백한 근거처럼 들리게 하여 그들의 이미지를 실 추 시키기까지 한다. 예를들어 “오마르가 점점 사치스러워 지는 것 같았다... 고급차를 타고 다녔고... 듀퐁 만년필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언까지 삽입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충분히 왜곡시키기 고도 남을 만한 정도다.다큐는 그것이 설령 진실이어도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사실을 말하여 객관성을 훼손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다큐는 일부 사실성이 짙은 증언과 함께 문제와 상관없는 추측성 증언을 기정 사실화했다. 이와 같은 생각에 나는 엔딩 크레딧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참고 보도 자료로 삼았을 법한 independent press란에는 로이터, BBC TV, ABC, AP등 서방 진영의 방송/ 통신사가 주를 이루고 있었고, 이슬람 세계의 언론은 알자지라와 라디오-텔레비전 아프가니스탄 단 두 곳 분이었다. 그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의심해 볼 소지는 있지 않을까?또 하나 지적할 것이 있다면, UN 아프간 특별 파견단 사무관인 고이치로 다나카의 연출된 장면을 들 수 있다. 직접 인터뷰한 장면만 실으면 너무 건조해졌을까? 사건 동안의 기록을 읽어주는 나레이션과 함께 제시된 ‘다나카의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불상이 파괴되기 전의 긴급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듯했다. 다큐도 분명 기획의도를 가진 연출의 산물이지만 스토리 텔링을 위해서 모호한 효과를 시도하는 것은 다큐의 본질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엄선된 작품답게 옥의 티라고 생각한 것은 이 둘 뿐이다. 늘렸다 조였다하는 강약 조절은 일품이었다. 충격적인 도입부분은 시선을 끄는데 충분했고,911테러의 공포스런 현장음과 함께 흑백 스틸 장면으로 처리한 마무리는 오히려 절제가 메시지의 파장과 여운을 더 길게 깊게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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