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박하사탕 - 잃어버린 순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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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학생을 잡아다가 어떻게든 자백시키고야 마는 비인간적인 경찰관의 모습. 학생운동이 어느 때보다 격렬했던 80년대의 치열한 상황 속에 그는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 어느새 영화는 여전히 처단되지 않은, 한 도시가 입었던 부당하고 가혹한 상처를 환기시킨다. 이름 모를 풀꽃에까지 애착을 보이던 김영호의 스무 살 청년 때의 모습과 지독하게 고문하는 경찰관의 무자비함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사이에는 그가 5.18 민중항쟁에 ‘진압군’ 명목으로 개입되어 폭력에 눈을 뜨고, 실수로 민간인을 죽이게 되는 충격이 자리한다. 그를 변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광주에서의 상처다. 여기서 역사의 비극이 개인에게 얼마나 잔혹한 짐을 지우게 되는지의 문제가 여실하게 드러난다. 그는 5월 광주의 군인으로서나, 대학생을 고문할 때의 경찰관으로서나, 분명히 가해자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누가 누구를 그렇게 쉽게 단죄할 수 있을까. 면죄부를 줄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신음했던 어두운 시대의 비극적 현장에서 가해자 또한 어떤 의미에서는 분명히 피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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