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천재가 된 홍대리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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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 속에 등장하는 홍 대리라는 인물이 꽤나 익살스럽게 느껴졌다. 스스로도 회계 쪽은 낯설고 어렵다는 말을 계속 중얼거리지만, 그가 우연히 맡게 된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씩 알게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책의 초반부에서 마주한 그의 당황스러운 모습이 꼭 내 모습 같아서 괜스레 웃음이 났다. 갑자기 결산 서류가 눈앞에 놓였을 때,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그 순간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짧게만 보면 이 책은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게 된 사람이 우왕좌왕하는 이야기 같아 보인다. 그러나 더 들여다보면 인간적인 고민과 함께 회계의 근본적인 가치가 살짝 보이는 듯했다. 종종 코믹하게 표현되는 상사의 반응이나 동료들의 시선이 사실적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실수가 허투루 넘기기 어려운 수준으로 묘사되는 점이 돋보였다.

소설 형식을 띠고 있지만, 곳곳에서 재무제표나 비용 계산 방식, 그리고 회계 용어를 설명하려는 모습이 어색하게 안 느껴진다. 이 책은 작중 인물들이 일상에서 겪는 고충을 소개하면서, 그 현상을 회계적 시각으로 해석하려 시도한다. 예를 들면 홍 대리가 식대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며, 주변 선배에게 멋쩍게 질문을 던지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그걸 본 상사는 점잖은 말투로 “자네는 왜 이 부분에서 헷갈리고 있나”라는 말을 건넨다. 홍 대리는 뭔가 심각한 분위기를 풍기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혼잣말로는 정말 모르겠다는 투정을 부린다. 그 에피소드가 우습기도 하다. 예전에는 그저 영수증을 건네고 말았지만,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하려니 입이 턱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는 묘사가 재미있었다.

이 책에서는 CEO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상당히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존재로 묘사된다. 그 CEO가 회계를 바라보는 태도가 실무자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최종적인 수치를 통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며, 기업 운영의 전반을 진단하려 한다. 반면 초보자 시각에 머무르는 홍 대리는 왜 갑자기 이렇게 상세한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지 의문만 가득하다.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 둘이 만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가끔은 CEO가 가차 없이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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