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공기에는 먼지가 자주 떠다닌다고들 말한다. 그 공간을 가르는 연의 모습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작중 주인공인 아미르와 하산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랐다. 둘의 관계는 형제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미묘한 거리감도 존재했다. 서로를 향한 애정이 분명 있어 보이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 종종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독자로서 그 점이 한없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아미르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다. 한편 하산은 그 집안의 하인이다. 아미르는 아버지의 칭찬을 갈망하며 지낸다. 허나 아버지는 아미르에게 조금 더 강인해지기를 원한다. 그 분위기 안에서 아미르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곤 한다. 하산은 별다른 욕심이 없어 보였지만 아미르를 향한 충성심과 우정은 어디에도 견줄 바가 아니었다. 연을 함께 날릴 때 그 둘은 즐거움을 공유했다. 그 장면들은 아름다우면서도 약간의 긴장감이 서려 있다. 겨울 하늘 밑에서 색색의 연들이 부딪히고 떨어지는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사람들은 연싸움을 즐기지만 그 승부 뒤에 담긴 보이지 않는 대립들이 때때로 어린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하늘을 가르는 연은 승리자가 잡아야 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비친다. 아미르와 하산은 훌륭한 협동을 보여주는 팀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한다. 아미르는 결정적인 순간에 하산을 외면한다. 둘 사이를 지탱하던 믿음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어린 소년의 마음은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무너진다. 그 장면이 묘사되는 부분에서 독자는 인간의 약함과 비겁함을 마주한다. 그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는 현실이 슬프게 느껴진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보여준다. 아미르는 하산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면서도 동시에 불편함을 느낀다. 하산이 주는 헌신과 애정이 때로는 아미르에게 무언가를 빚진 기분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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