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내는 조직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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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성호의 책을 읽으면서 조직이 답을 찾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다. 나는 무작정 지시받은 과업을 수행해온 경험이 많았고 어쩌면 조직이 내게 얼마나 큰 역할을 기대하는지 잘 실감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의 어떤 구절에서 마음이 움직였다. 누군가 혼자서 고민하던 문제를 여러 사람이 함께 해결하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놓아두다. 보니 마치 작은 회오리가 생긴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사람이 질문을 던졌을 때 다른 사람은 거기에 아예 다른 이야기로 답을 해주고 또 그 대답에 또 다른 제안이 붙는 식이었다. 그 과정이 꽤 생동감 넘치게 서술되어 있어서 현실적인 조직 생활 속에서도 이런 식으로 답을 내려고 노력한다면 함께 일하는 재미가 더 커질 것 같았다.

나도 이전에 부서 동료와 협력해본 경험이 있다. 거창한 과제가 아니었다. 예를 들어서 부서 전체의 문서 양이 너무 많아서 보관이 어려웠는데 서로가 자주 쓰는 자료와 쓰지 않는 자료를 구분할 기준을 함께 찾아보자는 제안을 했다. 처음엔 되게 어색한 대화가 오갔다. 누군가는 '문서의 중요도를 점수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는 '파일명을 분류 규칙으로 정하자'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모두에게 통용되는 기준이 필요했으니까 회의하면서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꽤 걸렸지만 결국에는 '자주 재활용하는 자료'와 '거의 다시 볼 일 없는 자료'의 두 갈래로 크게 분류해놓고, 분류 기준 자체를 가끔 수정하기로 합의했다. 처음에는 그 기준이 애매해서 좀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가 왜 필요에 따라 계속 답을 내야 하는지 체감하게 됐다.

이 책이 제안하는 핵심은 조직이 스스로 길을 찾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느꼈다. 너무 딱딱한 제도나 일방적 지시로는 구성원의 잠재력이 발휘되지 않을 때가 많다. 누군가는 위에서 주어진 목표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사람은 다른 동료와 경쟁해야 한다고 믿고 있어 서로 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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