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단편소설 <쿵이지>는 루쉰이 처음 발표한 단편 <광인일기>가 나오고 약 일 년 만인 1919년 4월에 발표된 작품이다.
<쿵이지>는 소년의 눈을 통해 과거(科擧) 시험을 준비하던 독서인이 중도에 몰락하고는 시골 마을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사는 모습을 그렸다.
쿵이지는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독서인’이라는 지식인이었고, 그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긴 덕분에 독서인 신분을 나타내는 장삼을 늘 입고 다닌다. 그는 독서인이란 정체성을 간직한, 한때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됐던 ‘고시낭인’ 처지인 셈이다.
한국에서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을 선발하던 시절, 청춘을 사법시험 준비에 모두 바친 사람들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세상 사람들은 컴퓨터와 인터넷 등 새로운 신문물을 받아들이고,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영어 이를테면 토익공부에 열심인데 반해,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세상 흐름과 동떨어진 채 살아야했다. 그건 그들이 선택한 것이기에 남이 뭐라고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문제는 사법시험 준비생 모두가 그들의 꿈을 이루는 게 아니어서 대부분은 꿈을 접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사법시험을 포기한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이었다. 비슷한 과정을 통해 선발되는 일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등 몇몇 선택지를 제외하면 그동안 공부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는 데 있었다.
그저 ‘쿵이지’라고 불리는 독서인은 20세기 한국의 고시낭인을 떠올리게 해, 그의 행동은 그곳 마을 사람들에게는 조롱거리에 불과했지만 내게는 안쓰러움을 안겨주었다.
그의 행동이 전적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생계 때문이라지만 도둑질을 했고,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수단인 책을 필사하는 일은 불성실하게 해 고객들한테서 신뢰를 잃었다. 그의 비참한 인생은 그가 자초한 면이 크다.
불성실한 그의 모습을 통해 작가인 루쉰은 당시 지식인들의 위선과 이중성을 비판하였지만, 사실 과거준비만 해온 쿵이지에게가 세상살이는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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