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마을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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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한기가 느껴지는 때였다. 무더웠던 여름은 아쉬운 듯 여운의 끝자락을 길게 늘어뜨리며 정오의 뜨거운 열기와 밤의 서늘함으로 오곡백과에 오미를 더하는 가을의 재촉에 떠밀리 듯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한 산자락 마을이 잔치 분위기로 떠들썩하게 웅성거렸다. 이모들은 나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있으니 따라 나서라고 하였다. 마을을 가로질러 일명 배나무 집이라 부르는 마을 공터에 들어서니, 벌써 많은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이 나와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쪽에 서는 마을의 아저씨들이 잔치를 위해서 돼지를 잡느라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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