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가 진전되면서 도덕 교과서의 내용은 여러 번에 걸쳐서 크게 바뀌었지만, 우리나라 도덕 교육의 정체성은 여전히 권력과의 관계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도덕 교과서는 여전히 학생들 개인의 삶보다 타인을 위한, 특히 민족과 국가를 위한 희생적인 삶을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도덕 교과서는 타인을 위한 삶은 누구나 쉽게 가까이에서 실천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교과서가 강조하는 삶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실천이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것이고 제시된 예화들은 학생들의 삶과 다르게 현실을 과도하게 극화한 감이 적지 않아 있다. 도덕 교육이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에 대해서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시민윤리 교과서(교육인적자원부, 2003) 머리말 앞을 살펴보면 태극기 사진과 함께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라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는 도덕 교과서 외의 다른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왜 도덕 교과서에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가 실렸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짐작해보는 것은 교과서 집필진들이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가 도덕 교과서의 특성과 관련되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 같다.
교과서 머리말 앞에 실린 태극기와 국기에 대한 맹세는 학생들이 교과서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국가 중심적으로 해석하도록 만들 우려가 있다. 그러나 학교는 민주시민을 키우는 곳이다. 민주 국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교과서에 싣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우리가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해야 하는 대상으로 민족을 상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국기에 대한 맹세와 같이 도덕 교과서는 끊임없이 타인, 민족, 국가를 위한 개인의 책임과 희생적인 삶을 강조한다. 타인과 민족, 국가를 위하여 사는 삶이 바람직하며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도덕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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