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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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빨갱이라고 불리던 아버지가 어제 수산리 장날 장거리에서 붙잡혔다고 했다. 지서 뒷 마당 느릅나무에 묶여 즉결처분당할 거라고 장터 마당 주변 사람들이 쑤군거렸다.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그런 일을 했던 마을 사람들도 그렇게 죽었다. 이제 우리 오누이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는 두 해 넘게 집을 비우고 경찰에 쫒겨 도망 다녔다. 나는 이제 당장 해결해야 할 절박한 괴로움이 있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어머니는 한 참전에 양식을 구하고 올 거라고 하시며 나가셨는데 우리에게 양식을 나누어 줄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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