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롤라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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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이휘재가 했던 인생극장과 슬라이딩 도어즈에서처럼 시간의 되돌림으로 다른 선택과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흑백과 칼라의 스피드한 화면 교차와 스토리 전개가 인상적이었는데 빠른 속도에 비해서 작품의 구성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만큼 속도의 완급 조절이 치밀했다고 볼 수 있다. 쉴 틈 없이 흘러가는 영상들 안에 쉴 틈이 분명 존재했던 점이 그것이다.
뮤직 비디오나 광고에 어울릴 듯한 기법들이 많이 쓰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 영화는 유쾌하고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감각적이고 기계적인 메탈 사운드와 유로 테크노가 풍부한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특히 롤라가 달리면서 스치는 스틸 사진의 급속한 몽타주(짧은 시간 안에 사람을 보여줄 수 없지만 스틸 사진의 연속으로 인해 짧은 시간 안에 한 인물의 미래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이 가능했던 효과)나 애니메이션, 비디오 화면 등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테크노 리듬에 맞춰 현란하게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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