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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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의 건은 빨치산의 습격으로 인해 마을이 파괴되고 시체를 볼 수 있는 잔인한 환경을 보여준다. ‘나’는 빨갱이의 시체가 있다는 말에 친구들과 구경하러 가자고 한다. 지금으로는 사람의 사체를 구경하러 간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고 소름 끼치는 말로 들린다. 소설 속 배경은 6·25전쟁의 전후로 전쟁의 환경을 겪는 시기이기에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어느새 전쟁에 익숙해지니 시체를 보는 것이 익숙해지는 사회이다. 주변의 어른들이 욕을 하던 빨갱이를 듣고 자라다가 빨갱이의 시체가 있다는 말에 호기심에 친구와 함께 가보자고 한다. 어린아이는 쉽게 주변의 말에 아무렇지 않게 익숙해지고 그것이 사고의 방식으로 나아간다. 중고등 학생 때에도 교실에서 학생들이 정치인들이나 대통령을 대하고 말하는 태도에서 그 친구 부모님의 정치색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는 주변의 생각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과 태도가 된다. 죽는 것이 익숙한 전쟁상황이 사람을 무심하고 잔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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