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상상력 문화 레포트-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타나는 영웅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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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영웅신화의 모티브를 볼 수 있는데, 이 영화는 영웅신화 오이디푸스 이야기의 기본구조를 이루며 '분리–입문–시련–귀환'이라는 죠셉 캠벨의 '영웅의 여행 모델'을 따르고 있다. 영웅은 운명적으로 모험에의 소명을 받고 조력자의 도움으로 많은 관문과 시련을 통해 귀한 보물이나 선약(elixir)을 가지고 귀환한다. 이 영웅 여행의 사이클은 이 작품의 큰 틀을 이루고 있다. 어리고 철없는 완전하지 않은 치히로가 요괴들의 세계로 들어가 돼지로 변한 부모를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겪는 모험은 영웅의 궤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쿠와 가마할아범 같은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여러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고래 뱃속 같은 유바바의 성에서 우정과 사랑이라는 귀한 보물과 함께 엄마 아빠를 구해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은 한 아이가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웅의 모험에서의 분리–입문–시련–귀환의 단계는 미숙한 영웅을 진정한 영웅으로 변화시킨다. 보통 세상에서 특별한 세상으로의 이행은 터널이나 다리를 건너고 문지방을 넘는 행위이다.
작품의 첫 장면은 이사를 가는 치히로의 가족을 보여준다. 이사를 가는 차 안이라는 설정은, 이 동네에도 저 동네에도 속하지 않은 상태이며 그 자체가 경계이며 다른 세계로의 진입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차 안에서 치히로가 친구들이 준 꽃다발을 끌어안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사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특별한 세계로의 진입을 시작하고 있다. 마을 어귀에서 치히로 가족은 숲으로 난 샛길로 접어들고 그 길의 초입에는 커다란 나무와 신목이 놓여있고 신들을 모시는 조그만 사당들이 즐비하다.
마을과 숲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그들은 특별한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숲의 환하면서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앞으로의 사건을 예고한다. 차는 낡은 터널 앞에 멈춘다. 아무 의심 없이 엄마 아빠는 그 터널 안으로 들어가고 뭔지 내키지 않는 치히로도 별수 없이 터널 안으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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