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이 말하는 신체제 즉 전체주의는, 인용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극복이다. 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개인의 이익을 우선에 두고 있는 만큼 국민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없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종말을 고할 수밖에 없고 이를 대신해서 국민 전체의 이익을 국가가 보장하는 체제인 국가주의의 새로운 체제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를 극복한다고 천명하면서 나온 사회주의도 개인의 이익 대신에 프롤레타리아만의 이익을 대변하려고 하였기 때문에 또 다른 근대의 문제점을 낳았다면, 신체제의 전체주의는 국가가 주도하기 때문에 국민 전체의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파시즘의 논리에 채만식은 깊이 매료당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멸사봉공의 이데올로기가 나온다. 서구의 자유주의가 개인의 이익을 앞세운 것이라면 동북아시아의 전체주의는 국민 모두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공적인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리하여 사를 멸하고 공을 받든다는 ‘멸사봉공’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신체제의 논리이며, 채만식은 이러한 점이 인류의 새로운 희망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가 신체제를 두고 이제 막 인류의 역사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던 것은 결코 외부의 압력이 아닌 세계사에 대한 채만식 나름의 진단에서 도출된 것이었고, 특히 근대 자본주의가 빚어낸 엄청난 모순에 대한 부정이기도 한 것이다. 채만식이 오랫동안 자본주의에 대한 강렬한 비판자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전환이 한층 그 내적 연속선상에서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노기 마레스케 일가, 즉 노기의 어머니와 부인은 당시 군국의 어머니의 대표적인 인물로 널리 선전되었다. 박태원의 「군국의 어머니」(『조광』, 1942)에서는 노기 마레스케의 부인 노기 시즈코(乃木靜子)를 ‘군국의 어머니’로 그리고 있다. 김상덕의 『어머니의 힘』(남창서관, 1943)에서는 노기 마레스케의 어머니 노기 히사코(乃木壽子)를 ‘군국의 어머니’로 그리고 있다.
· 김재용, 「세계질서의 위력과 주체 부재의 저항」, 문학과사상연구회, 『채만식 문학의 재인식』(소명출판, 1999).
· 김재용 1960년생. 문학평론가. 원광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평론집 『민족문학운동의 역사와 이론』, 『북한문학의 역사적 이해』, 『분단구조와 북한문학』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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