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말기의 불안정과 혼란에 영향을 받은 후삼국시대의 대립과 항쟁에도 불구하고, 왕건은 지방호족의 지원을 받아 고려라는 나라를 세우게 된다. 하지만 고려는 지방 호족의 연합으로 세워졌기에 이들에게 왕권강화란 시급한 과제였고, 결국 그들은 국초부터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이룩하기 위하여 노비안건법(전쟁 포로나 빚을 갚지 못하여 노비가 된 양인들의 신분을 환원시켜 주는 제도)을 실시하고, 한편으로 과거제도를 도입하여 새로운 관료계층을 형성하게 된다. 또한 고려는 건국 초부터 불교를 숭상하였고, 대중들의 삶에는 불교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국가는 불교를 장려하고 승려들을 우대하였으며, 불교의 성격 또한 호국불교(불법에 의해 국가를 호위한다) 로서의 성격이 강하였다. 그러나 고려 말에 와서 불교는 극도로 타락한 양상을 보이게 되며, 신진 사대부들에 의해 비판을 받은 채 중앙 정계에서 밀려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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