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필독서 중 하나였었던 ‘걸리버 여행기’의 저자가 "A Modest Proposal"의 저자와 같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걸리버 여행기를 읽어본 독자라면 소인국에 도달한 거인에 자신을 대입하여 상상력을 펼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조나단 스위프트가 의도했던 현실비판의 내용이 소설에 은연중에 비추어졌지만, 소설의 부각되는 내용은 비현실적이나 한 번쯤 꿈꿔보았을 이상(理想)을 다루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어린이들의 상상력 키워주기도 했다. 하지만 "A Modest Proposal"의 내용은, 현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듯, 빈곤에 허덕이며 굶주리며 나날을 보내는 더블린 시의 사람들의 모습, 살해 및 인신매매 등 그 끔찍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반영되어 글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다.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곪는 일이 거의 없는 현 시대의 독자들에게는 갓난아이를 기괴하게 들리고 꺼림칙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독자로 하여금 과연 그 당시의 참혹한 사회상이 얼마나 정도를 지나쳤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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