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눌의 생애
지눌(知訥)은 고려 의종 12년(1158) 황해도 서흥군(瑞興郡)에서 국학(國學)의 학정(學正)을 지낸 정광우(鄭光遇)와 개흥군(開興郡) 출신 조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8살 나던 해인 의종 19년(1165) 부모의 듯에 따라 선종의 구산선문 가운데 사굴산파에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지눌은 태어날 때부터 허약하고 병치레가 잦았는데 부모가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구해온 약도 그에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병만 낳게 해주시면 아들을 부처에게 바치겠습니다.”하고 기도하자마자 희한하게도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 그리하여 약속대로 출가하게 된 것이다.
지눌이 활동했던 고려 중기는 나라 안팎으로 무척 혼란했던 시기였다. 대외적으로는 중국 대륙의 새 주인으로 등장한 몽골 즉 원나라가 끊임없이 압박을 가해왔으며 대내적으로는 왕과 문벌귀족에 의해 주도되어 왔던 정권이 의종 24년(1170)의 무신란을 계기로 무너지고 무인들이 새로운 집권세력으로 등장했으며 최충헌에 의해 최씨 무인정권이 시작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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